세계경제를 뒤흔드는 부채 사이클
위 책은 경제금융 분야 전문기자인 박종훈 기자가 펴냈습니다. 유튜브 등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신 기자이시며 논리정연하게 거시경제, 다양한 경제 이슈들을 설명하십니다. 이 책 역시 기자님의 식견과 논리를 바탕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됐습니다. 앞으로 팬데믹 버블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해야 우리는 부를 키워갈 수 있는지 부채 사이클, 연준의 역할, 향후 투자전략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쓰여있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1부 - 부채 사이클에서 앞으로 세계경제가 어떻게 될지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부채의 4단계 사이클 : 버블은 버블을 먹고 자라난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기 사이클의 핵심 매개체를 '부채'로 지목합니다. 부채는 '빚'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부정적으로 비칩니다. 하지만 부채는 경제에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경기가 호황이면 기업은 설비투자를 늘리고 이에 따라 고용과 소비가 늘어 다시 투자가 증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경제 주체들은 호황기를 맞아 빚을 늘려나갑니다. 자산시장 역시 부채를 끌어 레버리지 투자 등을 통해 자산의 크기를 늘려갑니다. 이 부채의 흐름이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것입니다. 경기 사이클을 '부채' 사이클이라고도 부릅니다.
1단계 : 골디락스
- 디레버리징 후 새로운 부채 사이클의 시작
- 기업 순이익과 가계소득 회복 및 성장
- 자산 가격의 점진적 변화, 투자 증가
2단계 : 버블과 자기 강화
- 자기 강화적 특성으로 인하여 자산 가격 상승폭 증대
- 빚이 늘어나는 속도 > 기업 순이익, 가계 소득 이윤 증가 속도
- 주식 상승 속도가 매우 가파름
- 버블 가속 시 연준(Fed) 금리 인상 카드 고려
3단계 : 버블 붕괴
- 부채 한계, 임계 상태 도달하며 자기 강화 현상 발생, 버블 붕괴 가속화
- 뱅크런 발생, 은행의 대출회수, 기업의 매출 채권 회수, 현금 고갈
4단계 : 불황과 디레버리징
- 디레버리징 : 금융 당국(연준)의 노선방향(긴축 또는 완화)에 따라 불황, 디레버리징 여부 판가름
위 사이클을 보면서 현재 세계경제는 2단계 어딘가 쯤 위치하고 있다 생각했습니다. 넘치는 유동성으로 인해 자산가격은 유례없이 치솟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채 역시 가파르게 증가합니다. 연준의 테이퍼링 이슈, 인플레이션 가속화 등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이 부채 사이클에 맞춰 조금씩 대비해나가야 할 시기입니다.
버블의 정점을 말해주는 시그널 ; 장단기금리 차 역전, 통화가치 급락
장단기금리 차 역전
금리는 돈의 사용료와 같습니다. 따라서 원래대로라면 장기금리는 단기금리보다 높습니다. 1년 만기로 돈을 빌리는 것보다 10년 만기일 경우를 비교해보면, 10년일 때 금리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니 웃돈(사용료, 금리)을 더 얹혀줘야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버블의 정점에 가까워지면 10년 만기짜리 보다 1년짜리가 더 높아지는 하극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현재까지 장단기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의 징후가 되는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향후 경기가 안좋아질 것을 반영해 장기금리를 낮게, 단기금리는 현재의 호황을 반영해 상대적으로 높게 만듭니다. 또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사람들은 단기채보다 장기채에 돈을 묶어두려 합니다. 장기채 수요 증가는 곧 채권 가격의 상승을 일으키고 채권가격과 상반 관계에 있는 채권 금리는 떨어져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다는 설도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면 자산의 가격이 오를 때마다 조금씩 리밸런싱을 통해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통화가치 급락
미국 국채의 장단기금리 차가 전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을 보여준다면, 한 나라의 통화가치는 그 나라의 경제상황을 나타내는 신호입니다. 자국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가 악화된다는 반증입니다.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집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 '달러' 수요가 늘어나게 됩니다. 신흥국에 투자됐던 자본이 급격하게 유출되며 신흥국 화폐 가치가 급락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환율추이를 예의주시하여 경기 흐름의 방향을 점검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불확실한 미래,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이 책은 작년 10월 초판 1쇄가 출간되어 2020년을 기준으로 작성됐습니다. 책 출간 후 약 10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확인해보면 저자의 투자 조언이 상당 부분 들어맞음을 확인했습니다. 이 장에서 제가 뽑은 키워드는 물가연동국채, 미국주식, 빚 테크 세 가지 입니다.
물가연동국채(TIPS)
현재 금리는 0%에 수렴할 정도로 매우 낮기 때문에 국채는 리스크 헷지로 큰 효용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경제 위기로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이미 제로금리 상황이라 국채 가격이 주가 하락폭을 상쇄할만큼 크게 뛰어오르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을 대비해 미국 국채 중 물가에 연동하는 국채, 물가연동국채는 리스크 헷징으로 투자할만한 상품입니다. 이 물가연동국채는 투자원금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그에 대한 이자를 지급합니다. 대표적인 TIPS ETF는 Schwab사의 Schwab U.S. TIPS ETF(티커:SCHP)가 있습니다.
미국 주식
최근 100년 동안 미국에서 주식, 국채, 회사채, 부동산, 금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던 자산이 바로 주식이었습니다. 대공황, 금융 위기 등을 거치며 S&P 지수는 고꾸라진 적도 많았지만 결국 다른 자산의 수익률을 압도했습니다. 그만큼 미국 증시는 역사 속에서 숱한 부침이 있었음에도 강력한 통화,재정정책 등을 바탕으로 건실히 성장해왔습니다. 저자는 한국 증시와 미국의 가장 큰 차이를 '내실'로 봅니다. 수출 위주 경제인 우리나라는 대외변동성에 무척 취약합니다. 박스피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오랜 시간 주가가 횡보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혁신 기업의 가치 사슬 구조, 인구구조 악화 등도 박스피에 갇힌 이유들입니다. 저자는 그래서 한국 주식은 주도주,우량주를 장기투자보다 중단기 투자가 유리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빚 테크
버벌이 정점으로 치닫는 시그널이 감지되면 우리는 부채를 관리하는 '빚 테크'를 잘해야 합니다. 빚 테크를 위해서 첫째, 자신의 빚을 정확히 파악하고, 둘째, 감당할 수 있는 빚의 상한선을 정한 다음 셋째, 뜻밖의 외부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만기 관리에 나서야 합니다. 부채를 레버리지 삼아 자산의 규모를 키워갈 수 있으나 버블이 꺼지기 시작하면 과도한 빚은 큰 고통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과욕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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