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 <소셜 딜레마>, SNS에 중독된 현대인

당신이 당장 인스타그램을 지워야 하는 이유

얼마 전 포털에서 본 기사의 제목입니다. 기사의 본문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가 언급됐습니다. 평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고 다큐 제목부터 호기심을 일으켜 시청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셜 딜레마>의 핵심 메시지는

소셜미디어는 우리의 무의식적 행동과 의사결정에 손을 뻗치고 있다. 이를 지각하고 경계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SNS를 멀리 해야 한다.

우리는 가히 범람하는 소셜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며 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SNS 어플엔 딱히 볼 게 없어도 무의식적으로 들어가서 기계적으로 스크롤을 내립니다. 인스타그램의 피드 페이지에 들어가면 볼거리는 왜 이렇게 많은 것인지 계속해서 새로고침을 누르며 사진과 릴스를 찾아 헤맵니다. 유튜브는 또 어떤가요? 가끔씩은 유튜브 알고리즘에 소름이 끼칩니다. 이걸 내가 보라고? 응 넌 볼거야. 알고리즘의 마법에 혼을 뺏기는 순간 금세 30~40분은 증발해버립니다.

 

중독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중독상태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유해성을 인지하고 내일부터는 SNS를 줄여야지 다짐해도 대부분 작심삼일에 그치게 됩니다. SNS를 단숨에 지운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지금 당장 인스타그램을 지울 수 있을까요? 아니요, 저는 못합니다.

 

소셜미디어는 카지노와 다름없다

다큐에서는 끌어당겨서 피드를 새로고침하는 구조를 카지노의 슬롯머신에 비유합니다. 슬롯을 당길 때마다 매번 새로운 배열이 나오듯 우리는 SNS 속 슬롯머신을 쉼 없이 당기며 거대 IT기업들이 쳐놓은 덫에 점점 빠져들게 됩니다. 도박 산업과 소셜 미디어에서 우리는 유사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수세기를 걸치며 확장일로를 걸어온 도박 산업, 그리고 현대 사회 들어 새로운 형태의 중독을 유도하는 소셜 미디어 둘 다 인간으로 하여금 기업이 원하는 행동을 하게끔 유도하기 위해 정밀하고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카지노 산업을 분석한 책 <설계된 중독>에서는 카지노 업계에서 사람들이 도박을 더 자주, 많이 하게끔 유도하는 디자인을 소개합니다. 그중 인상 깊은 부분은 카지노 디자인이 카지노 건물 내부뿐 아니라 바깥의 도로, 길목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카지노 건물로 최대한 손님이 쉽게 접근하게끔 도로를 설계하고, 보행자가 카지노 주변을 지나다 카지노로 방문하게끔 디자인됩니다.

 

소셜 미디어도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와 유사하게 사람들을 더 유입시키기 위해 여러 장치를 고안해냈습니다. 예를 들어, 이메일이나 핸드폰 알람에서 "OOO가 당신을 언급하였습니다", "XXX가 당신의 댓글에 코멘트를 달았습니다." 까지만 나오지 내용은 확인되지 않습니다.소셜 미디어로 접속을 해야만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끔 디자인한 것입니다.

 

소셜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카지노에 가보진 않았지만, 소셜미디어가 슬롯머신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에 오싹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채 '설계'당한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다큐에서 소개하는 가장 직관적이고 간결한 방법은 소셜 미디어 자체를 지우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소셜미디어 앱을 지운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결단력이 약한 저와 비슷한 사람들을 위해 또 다른 방법을 다큐에서는 제안합니다. 추천 영상, 피드를 받지 말 것. 알람설정 끄기 등 최대한 의식적으로 소셜미디어와 거리두기를 권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네이트온, 다모임 등 한국판 소셜미디어의 시초를 지나 지금의 틱톡, 인스타그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소셜미디어를 거쳐왔습니다. 소셜미디어 짬밥을 꽤 많이 먹고 자라왔습니다. 제가 소셜미디어를 끊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제 관종끼입니다. 남들이 봐주고 나 이렇게 잘 살고 있음을 부러워하고 좋아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깊숙히 자리잡았습니다. 마음 속 결핍을 소셜미디어에서 채우려 했습니다. 이제는 바뀔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슬롯머신 당기는 일을 멀리하고, 의식적으로 거리두기를 실천할 것입니다.